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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근③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일대일로 맞붙고 싶다
  • 공희준 메시지 크리에이터
  • 등록 2019-05-31 1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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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로갑 선거구는 여야가 박빙을 이뤄온 예측불허의 접전지역
시급한 국책사업과 지역이기주의적인 민원사항을 구분하는 건 사랑과 집착을 구분하는 일만큼이나 난해한 숙제였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가 강자의 이익이 보편적 이익으로 포장돼온 부끄러운 역사임을 감안하면 남한사회에서 국익과 지역이익을 변별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힘센 지역의 이득을 위한 사업은 한국에서는 장기적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선전되기 마련이었다. 박정희 정권이 밀어붙인 경부고속도로가 대표적 사례이다. 힘없는 지역에 필요한 일들은 당장의 경제성을 기준으로 재단된 다음 지역이기주의의 발로로 매도당하곤 했다. 참여정부 당시에 이해찬 국무총리가 호남고속전철 조기착공 요구를 경제성이 없다면서 퇴짜 놓은 사건이 상징적 일화이다.

영남에 대한 관대함과 호남을 향한 인색함의 표리부동한 이중잣대가 현재는 강남과 강남 아닌 지역을 기준으로 고스란히 답습되는 분위기이다. 이를테면 구로구를 반으로 갈라놓은 낡은 철도의 지하화 작업은 국책사업이 아닌 단순한 지역민원일 뿐이다.

반면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망(GTX)이 강남을 통과할 때는 알아서 척척 지하구간으로 건설된다. 강남을 지상철로나 고가도로로 갈라놓을 엄두를 누구도 감히 내지 못해온 탓이다. 양쪽 종점 중의 하나는 반드시 강남으로 수렴되는 GTX가 솟구치는 강남 땅값에 날개를 달아줬음은 물어보나 마나이리라.

김철근 바른미래당 구로갑 지역위원장은 거대 양당이 단단히 구축한 강고한 기득권 철밥통 체제의 혁파를 지향하는 제3당의 고충을 토로하기에 앞서서 힘없는 동네 구로구가 겪어왔던 설움을 줄줄이 토해냈다. 김철근은 구로가 더 이상은 그 누구에게도 무시당하지 않는, 힘센 동네로 변신하는 첫걸음을 내년 21대 총선 시기에 구로를 무대로 관전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흥미진진한 박빙의 선거전이 펼쳐지는 데에서 도발적으로 찾아냈다.

철도 지하화 예산, 왜 따오지 못하나


김철근 바른미래당 구로갑 지역위원장은 구로구를 남북으로 분단한 철도를 지하화하는 데 필요한 공사예산을 확보하지 못해온 구로지역 정치인들에 대해 답답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김대희 기자) 

김철근 : 구로를 남북으로 갈라놓은 철길을 지하화하는 일은 구로에서 과거에 정치를 했거나, 혹은 현재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벌써 20년 전부터 해왔던 이야기입니다.


저는 27살에 인턴 비서로 국회에 처음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후 7급 비서를 거쳐 5급 비서관에 이어 4급 보좌관까지 승진하면서 정치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를, 정치인의 사명이 무엇인지를 현장에서 밀도 있게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는 국회 정책연구위원으로 일하며 정책의 수립과 집행에 대한 전문성도 확실히 키울 수가 있었습니다.


좋은 정치를 하려면, 유능한 정치인이 되려면 전문성과 함께 정무감각도 균형 있게 갖춰야만 합니다. 저는 민주당에 몸담았을 당시에는 당의 싱크탱크인 국가전략연구소의 상근부소장으로 근무했습니다. 당대표 비서실장 대행으로 있으면서는 정당의 최고 의사결정 과정이 작동되는 핵심적 메커니즘을 제대로 직접 보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계면쩍음을 무릅쓰고 이렇게 장황하게 저의 이력을 소개한 건 국민생활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는 일은 정치인의 노력 여하에 그 성패가 달렸다는 사실을 독자들께 알려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소록대교는 전남 고흥의 녹동항에서 출발해 소록도와 고금도를 잇는 연륙교입니다. 이 다리를 이용하는 주민 분들이 5천 명이 채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럼에도 공사비 5천억 원의 다리를 국가에서 놓았습니다. 섬에 살고 계신 분들이 육지와 편리하게 연결되도록 하려는 목적에서였습니다. 이 다리가 완공됨으로써 관광객 숫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지역경제의 발전에 커다란 도움이 되었음은 물론입니다. 제가 소록대교 공사를 정말 잘한 일이라고 평가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5천 명을 위해서 한 일을 40만 명을 위해서는 왜 할 수 없는 건가요? 저는 구로에서 국회의원이 되고, 구청장이 되고, 지방의원이 된 분들이 왜 이 중요한 일을 책임감을 갖고서 강단 있게 추진하지 않았는지 정말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노력과 능력은 유능한 정치인의 필수조건


제가 국민의당에 입당한 이후로는 정당의 입 노릇을 주로 맡았습니다. 국민의당에서도, 바른미래당에서도 대변인 역할을 담당했었습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께서 대통령 선거에 나왔을 때는 후보 대변인으로 안 전 대표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기도 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방송활동도 왕성하게 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인터뷰를 진행하는 「새정치전략연구소」는 제가 2013년부터 운영해온 연구소입니다.


제가 정치를 하고, 방송을 하고, 연구를 하면서 다시금 뚜렷이 확인한 결론이 “예산은 노력이다”라는 사실입니다. 정당이, 정치인이 얼마나 치열하고 집중적으로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예산을 가져오느냐. 가져오지 못하느냐가 판가름 나기 때문입니다.


노력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흔한 말로 아무 데나 들이대서는 안 됩니다. 유권자들을 위해 가져올 수 있는 예산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사전에 정확히 식별하는 눈썰미 또한 있어야만 합니다. 저는 그러한 눈썰미를 ‘능력’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그러한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국민들이 절실하게 원하고 있는 정책과 사업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보장하고 촉진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구로구의 숙원인 철도 지하화 작업의 실현에 요구되는 예산은 노력하는 정치인, 능력 있는 정치인이라면 진즉에 확보할 수 있었던 예산이라고 확신합니다.


구로갑은 일진일퇴의 격전지


국회의원 선거구제가 현행 소선거구 다수대표제로 변경된 이래로 구로 지역에서는 총 8번의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지금은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한 모양새이지만, 구로갑 지역을 기준으로 이제까지의 승패를 통틀어 되돌아본다면 현재까지는 ‘4 : 4’의 팽팽한 동점 상황입니다. 이는 ‘구로=민주당 텃밭’이라는 세간의 통념과는 달리 여기가 스윙 보터(Swing Voter) 지역이라는 의미입니다.


13대와 14대 총선에서는 보수 여당 소속인 김기배 의원이 당선되었습니다. 15대 국회에서는 김대중 총재께서 이끌던 국민회의의 공천을 받은 정한용 의원이 승리했습니다. 16대에는 김기배 의원이 권토중래를 이뤘습니다. 17대에는 당시에는 정치신인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이인영 의원이 이겼습니다. 18대에는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19대와 20대 국회에서는 이인영 의원이 연이어 금배지를 달았습니다.


구로을 지역에서는 구로갑과 대조적으로 민주당이 지역구 국회의석을 거의 독점해왔습니다. 구로을은 더불어민주당의 철옹성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런식의 주고받기로는 더 이상은 안 된다는 인식과 생각이 광범위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는 지금의 정치권의 현실이 어떻습니까?


적대적 공생의 정치가 구조화돼 있습니다. 기득권에 안주하는 정치가 체질화돼 있습니다. 보수가 정권을 잡으면 진보는 무조건 반대로 치닫곤 합니다. 진보진영이 집권할 경우에는 이번에는 보수세력 쪽에서 사사건건 발목을 잡기 일쑤입니다. 그러니 대한민국이 직면한 그 어떠한 심각하고 중차대한 국가적 난제들이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민생경제가 큰 걱정입니다. 오죽하면 한국경제가 남미의 베네수엘라처럼 완전히 파국을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경제학자들마저 있겠습니까? 김대중 정부는 IMF 관리체제라는 아주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연평균 4퍼센트 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GDP 성장률이 참여정부에 들어와 3프로 선으로 내려오더니,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고 지금의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는 2퍼센트 대로 맥없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로 나라경제의 상황이 줄곧 나빠지기만 해왔습니다. 그 결과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뒤이어 우리나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조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외에도 우리나라 안팎의 유수의 기관들과 연구소들에서 한국경제의 미래를 암울한 잿빛으로 비관적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두 거대 정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고 당리당략을 도모하는 데만 몰두하면서 망국적이고 소모적인 이념대결에만 열을 내고 있습니다. 지금 많은 구로구 주민들께서 집권당과 제1야당이 국리민복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뼈저리게 절감하고 있습니다. 정치를 이대로 뒀다가는 나라가 결딴나고 경제가 파탄 나리라는 위기감이 구로 지역을 감싸고 있습니다.


바른미래당을 되살려 이인영과 정면대결하겠다


김철근 위원장은 여당 원내사령탑인 이인영 의원과 구로갑 지역구에서 일대일 구도 아래 건곤일척의 정면승부를 벌이고 싶다는 포부를 피력했다. (사진=김대희 기자)

그렇지만 구로 주민들의 위기의식을 해소시켜줘야만 할 의무가 있는 바른미래당의 당내 상황이 솔직히 그리 좋지가 않습니다. 당이 내홍으로 아직까지도 시끄럽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지역 주민들께 정말 부끄럽고 죄송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는 바른미래당이 이제라도 심기일전해 당의 창당정신을 회복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합리적 중도와 개혁적 보수의 진정한 화합과 통합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믿습니다. 그래야 지금 우리나라를 짓누르고 있는 경제위기, 안보위기, 인구위기, 교육위기, 환경위기 등의 여러 총체적 위기들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서 명실상부한 새로운 대한민국을 탄생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바른미래당이 국민의 믿음과 지지를 되찾으려면 안철수-유승민 두 창당 주역이 전면에 나서서 총선을 치러야 한다고 봅니다. 두 분이 굳건하게 손을 맞잡으면 당의 활로가 충분히 열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구로에서 유권자들을 만나뵐 때마다 많은 주민들께서 ‘일대일 구도’가 아니면 총선 전망이 쉽지 않을 거라는 말씀들을 이구동성으로 하고 계십니다. 저는 2016년 총선에서 구로갑 지역에 출마해 국민의당 돌풍을 현장에서 선수로 경험한 바 있습니다.


저는 구로갑에서 일대일 대결구도가 반드시 성사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안철수의 입’인 저 김철근과 집권여당의 국회사령탑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정면승부를 벌이면 흥행 측면에서나, 정치적 상징성 측면에서나 전국적인 이목과 시선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매우 박진감 넘치고 흥미진진한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공희준 : 정당활동과 방송활동 등으로 바쁘신 시간에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철근 : 진지하게 경청해주셔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김철근은 1968년 전라남도 고흥에서 태어났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다음 의원회관 의원실 막내비서로 정치권에 첫발을 내디뎠다. 민주당에선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을 지냈고, 국민의당과 바른미래당에서는 대변인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는 구로에는 연예인 같은 정치인보다는 성실한 일꾼 유형의 정치인이 더욱더 필요하다는 믿음 아래 현재는 구로구 경인로에서 「새정치전략연구소」를 운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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