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박혜성 기자] 시흥시 장현지구 송전탑에 대한 시민 반발이 거세다. 입주 예정자들은 비상대책위를 조직하고 청원글을 올리는 등 송전탑 지중화를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LH와 한국전력공사는 지중화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갈등은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인다.
시흥시는 10여 년 전만 해도 논과 밭이 대부분인 도시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수도권 주요도시에 인구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시흥시도 변화를 맞게 됐다. 능곡지구와 목감지구, 비곧신도시 등의 개발이 시작됐고, 그 중에서도 '트리플역세권'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장현지구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장현지구는 1만9,000여 가구, 4만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다양한 브랜드의 아파트들이 지어지고 있다.
문제는 송전탑이다. 장현지구 곳곳에는 거대한 송전탑이 세워져 있다. 특히, 건축 중인 아파트와 매우 가까운 거리에도 송전탑과 고압 전선들이 잔뜩 늘어서 있어 입주 예정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장현지구 입주 예정자들은 지난달 18일 '장현군자봉 송전탑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이들은 "장현지구 군자봉 위 6개의 송전탑이 수도권에선 유일하게 택지지구 중앙을 관통하고 있다"며 조속한 지중화를 촉구했다.
또한, 이들은 경기도청 홈페이지 청원 게시판에 장현지구 송전탑 지중화 촉구 민원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
현재 경기도 청원 게시판의 청원 338개 중 시흥 송전탑 관련 글은 46개나 올라와 있으며, 5월 11일 등록된 '시흥장현지구 중앙을 관통하는 송전탑6개 지중화되길 바래요' 청원은 1,033명의 지지를 올리며 전체 청원 중 두 번째로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반면, LH와 한국전력공사는 사업 지구 밖 송전탑에 대한 지중화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군자봉은 장현지구 중간이 끼어있지만, 지구엔 포함되지 않아 그 위에 있는 6개의 송전탑 또한 장현지구와 상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현지구에 들어설 아파트 대부분은 군자봉 송전탑과 거리가 수백 미터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송전탑 지중화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