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초 오늘(27일)부터 농협과 우체국을 통해 일회용 마스크를 판매할 것으로 예고했지만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에서 마스크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우체국과 농협을 찾은 인근 주민들은 마스크가 없다는 안내에 분통을 터트렸다.
인천시 동암에 사는 A씨는 “우체국에서 마스크를 판매한다고 해서 왔는데 왜 없다는 것이냐”며 직원에 항의했다.
우체국 직원은 “대구와 청도 지역, 그리고 읍·면 단위 우체국에서만 판매한다는 공문이 내려왔다”면서 “다른 우체국에 가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쯤 약국에서 마스크가 풀린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서울권의 우체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서울시 구로구의 한 우체국도 대구, 청도 지역과 읍, 면 소재 우체국에서만 창구판매를 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우체국 직원은 우체국 정문에 붙여둔 공지 내용을 강조하며 “현재 서울시 우체국에서는 판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지에는 ‘서울시내 우체국 창구판매 불가’라는 내용이 적혀져 있다.
우정사업본부 측에 따르면 일회용 마스크는 정부의 ‘마스크 및 손소독제 긴급수급조정조치’에 따라 코로나19 특별관리지역인 대구와 청도 지역 우체국 90여 곳과 공급여건이 취약한 읍·면 소재 우체국 1400여 곳에서 우선 판매한다고 밝혔다.
우체국 관계자는 “수도권을 비롯한 국내 각 지역 우체국에서 마스크 판매가 이뤄지는 것처럼 보도가 나갔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우정사업본부에서 내려온 마스크 판매 안내문을 보여줬다.
앞서 정부는 전날(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마스크 수급 안정 추가조치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오늘 오후부터 약국과 우체국, 농협 등 공적 판매처를 통해 매일 마스크 350만장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5매로 제한하고 특별관리지역인 대구·경북 지역은 별도 수량을 배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농협과 우체국에서는 마크스 판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가 하루 만에 말을 뒤집은 셈이다. 정부가 이같이 말을 뒤집은 이유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27일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려고 지자체나 마스크 생산업체를 통해 알아보고 있다”며 여전히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음을 시사했다.
시민들은 건강과 안전을 위해 당장 마스크를 필요로 하지만, 정부는 이에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하루만에 시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27일까지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공급하겠다고 했지 판매한다고 하지는 않았다”고 변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체국에서 공지한대로 다음달 2일까지 마스크 추가물량을 확보해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지역의 우체국에서 판매할 수 있을 것인지는 확보가 되는대로 공고한다”며 “그 전에라도 확보가 되면 미리 판매할 수 있지만 언제라고 확답할 수는 없다” 고 말을 아꼈다.
한편, 우본 관계자는 대구-경북 지역에 대해서는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3월 2일 이전에라도 미리 판매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도심 지역에선 마트 등에서 구입이 가능하므로 읍면 소재 우체국에서 우선 판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