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미래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7일 오전 나란히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갖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당을 만들 것을 다짐했다. 같은 17일 오전, 더불어민주당도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을 갖고 체제 정비에 나섰다.
민주당 '겸손' 유지···"열린우리당 아픔 깊이 반성해야"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선대위 해단식을 가졌다. 시민당과 도합 180석을 가져간 대승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문제가 남아있어 겸손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아픔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한다”며 “그것을 반성해 우리에게 맡겨진 소임을 깊이 생각하며 국회와 정당을 잘 운영해야 한다”고 겸손을 강조했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지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사태 중 치러진 17대 총선에서 152석 과반의석을 차지했지만, 계파갈등 등으로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이후 18대 총선에선 미래통합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이 153석을 차지했다.
이 대표는 “국민이 주신 의석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며 “이 사실을 결코 잊지 말고 항상 겸허한 자세로 국민의 뜻을 살피고 소기의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로에서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를 이기고 당선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무겁게 받아들인다. 국민들이 주신 책임을 이행하려면 국민의 뜻을 모으고 야당의 협조도 얻어야 한다”며 “일의 시작은 겸손에 있다. 모든 강물이 바다에 모이는 것은 바다가 낮게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은 코로나19 국난의 극복과 경제위기 안정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 지급하는 등 선거기간 국민에게 드린 약속도 최대한 신속하게 실행해야 한다”며 총선 다음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용한 분위기 해단식···"회초리 달게 받겠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해단식은 침통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통합당은 지지를 보내준 국민에 대한 감사와 당의 체질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황교안 당대표가 사퇴한 후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을 맡은 심 원내대표는 “선대위 한 분 한 분의 노고에도 불구하고 이번 총선의 결과는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당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책임에 통감한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국민들에게 집권세력을 능가하는 유능한 대안세력이라는 믿음을 못 드렸다”며 “무엇보다 변화와 혁신이 부족했다. 보수통합도 미진했다. 보수 우파로서 가치와 품격도 잃었다. 국민들께서 주신 회초리를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당에 보내주신 애정과 성원도 잊지 않겠다”며 “대한민국의 헌법 가치를 수호할 최소한의 힘을 위임해 주신데 대해서는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원유철 미래한국당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경고를 보냈다. 그는 “민주화 이후 무소불위 힘을 가진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이 없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총선 결과를 각종 권력형 비리를 덮는 데 써서는 안된다. 국민의 지지로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경제와 안보는 더욱 심각한 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대표는 “의석 숫자도 중요하지만 실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은 우리 의정사에서 여러 차례 입증된 바 있다”며 “그런 사실들을 이제 한국당 21대 총선 당선자들께서 확인시켜주실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