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구의역 참사 4주기 '추모의벽'··· "미안하다, 행동하겠다, 잊지 않겠다"
  • 서진솔 기자
  • 등록 2020-05-26 14:17:28

기사수정
  • 20일부터 29일까지 성수역 , 강남역, 구의역 승강장에 ‘추모의벽’ 조성
  • 추모위원회, 20일 추모 기간 선포 기자회견···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구의역 참사 4주기를 맞아 구의역 내선 9-4 승강장에 조성된 '추모의벽'에 시민들이 남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사진=서진솔 기자)[서남투데이=서진솔 기자] 구의역 참사 4주기를 맞아 조성된 ‘추모의벽’에 "미안하다", "행동하겠다", "잊지 않겠다" 등 시민들의 위로가 이어졌다.

 

‘구의역참사 4주기 추모위원회’는 20일부터 29일까지 성수역 3번 플랫폼 10-3, 강남역 내선 10-2, 구의역 내선 9-4 승강장에 ‘추모의벽’을 조성했다. ‘추모의벽’은 김군 등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고를 당해 숨진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이다.

 

‘추모의벽’에는 시민들이 포스트잇에 남긴 “작은 포스트잇이지만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눌러 담았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세상이 변할까요”, “4년이 지났음에도 변화된 것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 등의 추모 메시지가 적혀있다. 그 아래로는 국화꽃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배너, 시민들이 두고간 커피 등이 놓여 있다.

 

'내사 종결' 성수역 심씨부터 '19살' 구의역 김군까지


'구의역 참사 4주기 추모위원회'가 20일 추모기간 선포 기자회견에서 '솜방망이 처벌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 지난 2016년 5월 28일 구의역에서 서울메트로 용역업체 은성PSD의 계약직 직원 김군은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들어오는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여 숨졌다. 2인 1조가 원칙이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고, 김군은 홀로 일하다 사고를 당했다. 김군은 당시 19살이었다.

 

그러나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은 집행유예와 벌금형에 그쳤다. 2019년 8월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 1부(재판장 유남근)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스크린도어 정비업체 은성 PSD 대표 이모씨(66)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서울메트로 이정원 전 대표는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이 확정됐다.

 

앞서 또다른 계약직 노동자들이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망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 씨(당시 28살)는 2015년 8월 강남역에서 센서 점검 중 열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이에 2018년 7월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재판장 정형식)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유진메트로컴 대표 정모씨에게 벌금 2천만원, 법인에는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원청인 서울메트로(현 서울교통공사) 전 대표 이모씨는 스크린도어 유지보수 관리 및 감독 의무가 없다고 판단돼, 무죄가 인정됐다.

 

2013년 1월 성수역에서 스크린도어 장애물 검지센서를 점검하다 사고를 당한 은성 PSD 직원 심씨(당시 37살)와 관련된 책임자들은 ‘내사 종결’로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 당시 해당 사건을 수사하던 성동경찰서는 서울동부지검에 “용역협약서, 교육 내용 등을 볼 때 서울메트로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의 혐의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취지의 의견을 냈다. 심씨는 단순 사고사로 처리됐다.


20일부터 29일까지 추모 기간 이어져··· "기억하겠습니다"

 시민들이 추모와 위로의 글을 남겨 포스트잇을 붙인 구의역 내선 9-4 승강장 스크린도어 아래쪽에는 국화꽃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배너, 시민들이 두고간 커피 등이 놓여 있다. (사진=서진솔 기자)

추모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20일부터 추모 기간임을 선포하고, 29일까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발족식 ▲중대재해사업장 노동자 선언 ▲토론회 ▲길거리 음악회 ▲산재노동자추모 108배와 천도재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 김용균씨 모친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추모의벽’에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잊지않고 바꾸도록 노력할게요”라고 전했다. 2016년 CJ ENM의 tvN 근무 당시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한빛 PD 부친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은 “김군, 너희들을 잊지 않을게”라고 남겼다.

 

구의역 내선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김군의 '엄마'도 포스트잇에 짦은 글을 적어 김군에게 전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최신뉴스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가스공사, 2025년 CBC KOREA 창업경진대회 지원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는 11월 24일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2025년 CBC 창업경진대회 지원금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이날 행사에는 김천수 가스공사 경영관리부사장과 허영우 경북대학교 총장 등 양 기관 관계자 10여 명이 참석했다.CBC(Creative Business Cup) 대회는 창의적 사업 모델 지원 및 청년 기업가 양성을 목적으로 덴마크 CKO(Center for Cul...
  2. 수출입은행, `셀트리온 미국 생산시설 M&A` 3500억 원 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은행장 황기연, 이하 `수은`)은 셀트리온의 미국 `일라이 릴리`(Eli Lilly) 생산시설 인수(M&A)를 위해 3500억원의 금융을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이번 수은 금융지원을 통해 셀트리온은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 내 생산과 판매체계를 일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바이오산업은 국가 안보의 핵심요소이자 세계 경제 성장을 견...
  3. 오세훈 시장 “용산, 대한민국 미래 여는 도시 표준”… 국제업무지구 기공식 개최 서울시가 27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기공식을 열고 2028년 부지조성 완료와 2030년 초 입주를 목표로 하는 초대형 도시혁신 프로젝트의 본격 착수를 선언하며 용산을 국가 미래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기공식은 27일 오후 2시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서 시민과 사업시행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lsq...
  4. 관악구, 오래된 지하보도의 변신…문화 활력 더한 `언더그라운드 관악`으로 재탄생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어둡고 오래된 지하보도 공간을 전면 개선해 쾌적한 `도시형 문화 보행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주민 일상에 활력을 더했다.지난 27일 개최된 준공식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비롯한 시의원, 구의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새로운 형태의 복합 문화공간 조성을 축하했다. 주민과 함께 공간개선 과정을 영상으로 시청..
  5. 하나은행, 맥도날드와 생활금융 생태계 확장 나서 하나은행(은행장 이호성)은 지난 24일 서울시 중구 을지로 소재 하나은행 본점에서 글로벌 외식 브랜드 맥도날드 코리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손님 중심의 생활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협력에 나선다고 밝혔다.이번 협약식에는 이호성 하나은행장과 김기원 맥도날드 코리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양사 임직원들이 참석했으며, 금융과 라이...
  6. “어르신의 참여가 지역을 따뜻하게 만든다” 구로구, 2026년 노인일자리 5,014명 모집 구로구가 내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를 5,014명 모집해 어르신들의 사회 참여 확대와 일자리 기회를 강화한다.28일 서울 구로구(구청장 장인홍)는 내년 ‘2026년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자 5,014명을 모집한다고 밝혔다. 올해보다 모집 규모가 383명 늘고 총사업비도 8% 증가한 207억 원이 투입되며, 다양한 유형의 일자리를 통해 지역 내 ..
  7. 추경호 의원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통과 `가결`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됐다. 이날 오후 본회의에 상정된 `추 의원 체포동의안`은 총 투표수 180표 중 찬성 172표, 반대 4표, 기권 2표, 무효 2표로 국회 동의를 얻어냈다. 국회법상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