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보안요원 정규직 전환에 취업준비생들이 역차별을 호소했다. 공기업 정규직을 준비하며 취업을 기다리던 이들의 상실감 때문이다.
앞서 공사는 지난 22일 인천공항 비정규직 보안검색 노동자 등 2143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공항운영 노동자 등 7642명을 공사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중 1902명의 여행객 보안검색요원들은 공사가 직접 청원경찰로 고용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3일 만인 지난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을 방문, 1만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인천공항의 결정은 문 대통령 공약의 이행이다.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확정되자 취업준비생과 노조 등은 이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선 “이곳 들어가려고 스펙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냐,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인가”라며 정규직 전환을 멈춰달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노조도 청원경찰 직고용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노조는 청원경찰 정규직화에 대해 “노령, 관료화 문제로 폐지하겠다는 정부방침을 스스로 뒤엎는 행위이자 한국공항공사에서조차 폐지하려고 하는 제도”라며 “조합원의 뜻에 반해 정규직 전환을 추진할 경우 조합원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도 정규직 전환을 비판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23일 SNS를 통해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방문했던 인천공항 비정규직의 무조건 정규직화가 결국 로또취업으로 드러났다”며 “청년들이 바라는 것은 준비한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그런데 문 정권은 노력하는 청년들이 호구가 되는 세상을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더 노력하는 청년들이 최소한 노력하지 않은 사람보다는 보상을 더 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바로 ‘공정’”이라며 “공정이 흔들리면 대한민국이 무너지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묻지마 정규직화를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릴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