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이후 택배물량이 급증하면서 과로로 사망하는 택배노동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택배노동자와 과로사한 노동자의 유가족들은 정부와 택배회사를 향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고 서형욱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의 누나 서형주씨와 고 정상원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의 아내 서한미씨,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국회 생명안전포럼은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발병 이후 과로로 쓰러져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택배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근로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과로로 사망한 택배노동자는 5명이다. 지난 3월 배송 중 계단에서 사망한 쿠팡 택배노동자를 시작으로 1개월에 1명씩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세상을 떠났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배송 물량이 30~40% 이상 갑자기 증가하면서 매우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장마와 폭우까지 겹치면서 택배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더욱 심각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9·10·11월은 1년 중 택배물량이 가장 많은 시기”라며 “코로나로 인해 이미 늘어난 물량이 더해지면서 올 9~11월은 역대 사상 최대규모의 어마어마한 택배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택배노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이라며 “쉬고 싶어도 쉴 수 없고, 배송시간에 쫓겨 병원조차 갈 엄두도 못내는 열악한 환경 속에 매일 12~16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라고 비판했다.
고 서형욱 택배노동자의 누나 서형주씨는 “하루라도 쉴 시간이 있었다면 내 동생은 병원에 가서 아픈 곳을 치료받고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파도 병원 갈 시간이 없고, 대신 일해줄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울먹였다.
고 정상원 택배노동자의 아내 서한미씨는 “남편은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지금 일하고 계신 분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코로나 이후 택배 노동자는 살인적 노동으로 고통 받고 있고 상시적 해고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며 “정부는 산업안전 근로감독과 작업현광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