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말 숨진 여자배구 전 현대건설 고(故) 고유민 선수의 유족이 “현대건설 배구단의 사기극이 고유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고인의 어머니 권 모 씨와 소송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는 20일 서울시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언론에서는 고유민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원인이 악성 댓글이라고 한다. 악성 댓글에 시달린 것은 사실이지만 주요 원인은 아니다”라며 “현대건설 코칭스태프의 따돌림, 배구 선수로의 앞길을 막은 구단의 사기극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고유민이 현대건설 코칭스태프의 의도적 따돌림과 훈련 배제, 비인격적 대우로 괴로워했다”고 강조했다. 또 자해 시도를 한 동료 선수를 감싼 행동으로 코칭스태프의 눈 밖에 난 사건이 결정적이라고도 덧붙였다.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은 이날 경찰이 포렌식 수사로 고인의 휴대전화와 태블릿 PC 등에서 찾아낸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계약 상의 문제도 지적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고유민 선수가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구단에 이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를 미끼로 고유민에게 3월30일 선수 계약해지 합의서에 사인하도록 유도했다. 그런데 5월1일에 일방적으로 고유민을 임의탈퇴시켜 다른 팀에 갈 수 없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계약 해지를 하면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이 된다. 당연히 임의탈퇴 처리도 불가능하다. 선수 생활을 계속 하고자 했지만 이런 고 선수의 의지를 꺾었다는 게 변호인 측의 주장이다.
앞서 고유민 선수는 7월31일 오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에 대해 현대건설 구단 측은 "선수와 구단이 합의해 계약해지를 했고, 임의탈퇴 처리 후 선수의 은퇴 의사를 확인했다"고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