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 서울 서남지역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도전한 후보자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판사 출신 민주당 이수진 당선인은 동작을에서 3선, 국회의원 5선에 도전한 통합당 나경원 후보자를 꺾었다. 반면 호기롭게 총선에 뛰어든 통합당 강서을 김태우, 영등포을 박용찬 후보자는 각각 지역구와 국회에서 잔뼈가 굵은 민주당 진성준, 김민석 당선인에게 고배를 마셨다.
정치신인, 여성 최초 보수정당 원내대표 지낸 4선 현역의원 꺾어
동작을 현역의원은 19대 재보궐, 20대 총선에서 모두 승리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다. 나경원 의원의 21대 총선 출마 선언에 민주당은 영입 인재 13호 정치신인 이수진 전 판사를 전략공천했다.
판사 출신 여성 후보자 간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동작을은 종로·광진을과 함께 서울 3대 승부처로 꼽히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접전을 벌였고, 선거 당일에도 73.4%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뜨거운 열기를 입증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 이 당선인 54.0%, 나 후보자 43.2%로 나타났으며, 이는 각각 최종 개표 결과 52.1%, 45.0%로 이어졌다. 이 당선인이 6만 1407표를 득표해 5만 3026표를 얻은 나 후보자에 8381표 앞섰다.
당선이 확실시된 직후 이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동작을 바꾸고, 대한민국을 ‘나라다운 나라’로 만드는데 제가 가진 모든 헌신과 열정을 다하겠다”며, “발목을 잡아왔던 낡은 정치를 끝내고 정치개혁, 국회 혁신으로 일하는 국회 만들겠다”고 밝혔다.
강서을·영등포을, 민주당 베테랑들에게 패한 통합당 신인들
21대 총선에서 영등포을도 투표일까지 치열하게 진행됐다. 민주당에선 15대·16대 의원이었던 김민석 당선인이 당내 경선에서 MBC 앵커 출신 신경민 재선의원을 꺾고 공천을 확정했고, 통합당은 또 다른 MBC 앵커 출신 박용찬 후보자를 내세웠다.
투표 결과는 박빙이었다. 방송3사 출구조사는 박용찬 후보자가 48.3%로 김민석 당선인 46.9%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에선 김 당선인 50.2%, 박 후보자 44.3%로 집계돼 희비가 엇갈렸다. 4만 7075표를 받은 김 당선인이 4만 1537표의 박 후보자보다 5538표 많이 득표했다. 황교안 통합당 전 대표의 종로구 출마 선언에 밀려온 무소속 이정현 후보자는 3.5%인 3311표를 얻어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김민석 당선인은 당선 확정 직후 페이스북에 “민심을 무섭고 무겁게 받들고 나라의 갈 길을 크게 멀리 깊게 보는 정치로 은혜에 보답하겠다”면서 “포용 정치로 당을 넘어 지역 주민 모두의 뜻을 성심껏 받들겠다”고 밝혔다.
강서을에선 19대 국회의원·서울시 정무부시장·청와대 비서관 등을 역임한 민주당 진성준 당선인이 ‘청와대 저격수’를 자처한 통합당 김태우 후보자를 눌렀다. 진 당선인은 전체의 56.1%인 6만 6684표를 득표해 42.3%인 5만 281표를 얻은 김 후보자를 꺾었다. 출구조사 결과도 진 당선인 54,2%, 김 후보자 44.9%로 최종 개표 결과와 비슷하게 나타났다.
진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4년 전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주민의 신임을 얻기 위해 와신상담 절치부심의 자세로 갈고 닦았다. 그 지난한 노력을 인정해 주신 것이라 믿는다”며, “강서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하나씩 확실하게 추진하고, 해결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