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광명서울고속도로 공사를 둘러싸고 또다시 주민들이 집단으로 항의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구로 항동 주민들은 24일 구로경찰서 앞에서 구로경찰서의 '불법 폭력 연행'을 규탄하는 집회를 갖고 주민을 불법으로 강제 연행하고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24일 이곳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22일, 23일 시공 건설사(한양)가 주민들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구청의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불법적으로 공사장 펜스 설치공사를 강행하였고, 이에 진보당 유선희 위원장과 서울 구로구 항동 주민들이 이에 항의했다. 항의 과정 중에 경찰은 건설사의 불법 행위에 항의하는 주민들을 폭력적으로 강제 연행하면서 마찰이 빚어진 것이다.
경기도 광명시, 부천시, 서울 구로구, 강서구를 관통하는 20.2㎞의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은 지난 2003년 7월 코오롱건설이 사업제안서를 당시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에 제출하면서 서막을 알렸다.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은 사업 초기부터 이 도로가 지나가는 인접지 해당지역주민들이 반대의사를 표명하면서 그 난항을 예고했으며, 주민들은 노선과 공법 변경 등을 요구하면서 공서 개시 때부터 실력행사를 수차례 해왔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지역단절과 불균형, 인터체인지 설치로 인한 교통체증과 환경오염, 지하도로 공사의 위험성 등 지역과 구간에 따라 여러 가지 문제점과 다양한 우려가 제기돼 오고 있다.
특히 이 고속도로 공사 중 난공사 가운데 하나인 온수터널 구간이 주민의 안전사고 위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이 공사구간은 폭 70m, 왕복 6차선 지하 고속도로를 폭약 발파 방식으로 시공하는데 노선 구간이 초등학교, 중학교 및 임대아파트 일부를 지나가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제기돼 오고 있다.
주변 지반 문제로 시공 과정에서 붕괴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검토 의견도 나왔지만 국토부와 시행사 측은 사업 지연 시 손실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노선 변경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주민과의 마찰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항동비상대책위원회와 항동 주민들은 광명서울고속도로 어린이 보호구역 내 온수터널 수직구 공사 중단 촉구를 수차례 거듭해 왔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이 지역 학부모들은 통학로에 설치하는 수직구 시설에 강력 반발한다. 수직구는 터널 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토사를 옮기고 비상상황 발생 시 지상으로 대피하는 공간이다. 이를 위해 사거리 인접 공원 부지에 약 70m를 착굴하고 위에는 지상 4~7층 높이의 방음하우스 형태의 건물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사 계획에 따르면 이곳에 토사를 실은 25톤 대형 덤프트럭이 하루 12대 이상 지속적으로 오간다. 학생 등하굣길과 맞닿아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 오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충분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공사 강행을 중단하고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2일, 23일 펜스 설치를 둘러싸고 주민과 건설사 간 충돌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22일에는 무리한 펜스 공사로 인해 펜스가 넘어져서 하교 하던 아이들이 다칠 뻔 했다고 주민들은 말했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저항을 하였을 뿐인데, 경찰이 무리한 강제 연행을 시도 하였고, 결국 유선희 위원장은 손가락과 다리 등에 심한 부상을 당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주민들은 “연행 과정에서 주민의 안전에 문제가 발생 할 것으로 예상 되는데도 경찰은 아무런 사전 조치가 없었다. 또한 연행 전 에 직함을 밝힐 것을 요구 했음에도 불구하고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주민들은 24일 정오 경찰의 폭력 연행에 항의하면서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으로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한다”는 행동에 나서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