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조선시대 서울 집값 얼마였을까? 300년 매매문서 자료집으로 공개
  • 김창식 기자
  • 등록 2024-02-01 18:25:31

기사수정
  • 서울역사박물관, ‘조선후기 한성부 토지·가옥 매매문서1’ 발간
  • 한성부 부동산 거래 이력과 당시 사람들의 경제활동 고스란히 담겨
  • 노비·여성 등이 부동산 소유하고 거래한 사실도 확인돼

서울역사박물관(관장 최병구)은 최근 소장유물자료집14 ‘조선후기 한성부 토지·가옥 매매문서1’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한성부 토지 · 가옥 매매문서 원본

자료집에는 조선후기 서울의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 거래된 토지와 가옥 매매문서 304점이 수록되었다. 각 고문서의 도판과 원문을 싣고, 전문가 해설을 추가하여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독자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다.

 

소장유물자료집에는 장기간 거래된 문서가 다수 수록되어 주목된다. 동대문 밖 농지를 거래한 문서는 36점의 문서가 연결돼 길이만 12미터에 이른다. 1609년부터 1765년까지 150년 동안 토지를 거래한 이력과 토지 소유자를 확인할 수 있다.

 

효령대군 후손이 소유했던 종로의 기와집은 180년 동안 거래된 이력이 남아있다. 1724년의 집값은 은화 300냥(동전 약 600냥에 해당)이었는데, 19세기 중반까지 서서히 상승하더니, 19세기 말에 이르러 동전 28,000냥으로 폭등했다. 한성부 집값 상승과 조선 말기의 인플레이션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18세기 전반의 쌀 1섬은 은화 1~2냥 정도에 거래되었다. 당시 1섬은 약 80kg 무게로 추산되며, 현재 80kg 산지 쌀값은 20만 원 정도이다. 그러므로 은화 300냥은 현재 4천만 원 이상의 가치로 볼 수 있다.

 

노비가 자신의 집을 매도하는 사례도 있어 흥미롭다. 신분을 사비(私婢, 개인 소유의 여종)로 기록한 효생이라는 인물은 지금의 종로 공평동 부근에 기와 5칸, 초가 3칸의 집을 소유하였다가 은화 150냥에 매도하였다.

 

노비가 경제활동을 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재산을 소유하였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료집을 살펴보면 노비 외에도 여성, 군인, 중인 등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부동산을 거래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도 부동산은 백성들의 가장 중요한 재산이었다. 그러므로 부동산을 매매할 때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하여 소유권 이전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한성부에서는 부동산 거래를 관리하기 위해 거래 당사자와 증인에게 사실을 확인하고 공증문서를 발급하였다.

 

부동산 매매과정은 문서로 작성하여 소유주가 보관하였다가 매도할 때 새로운 계약서에 이어붙여 매수인에게 양도했다. 이 문서들은 매물의 거래 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이력서이자 당시 사람들의 경제활동 기록이 고스란히 담긴 역사자료가 된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금년 중으로 한성부 서부·남부·북부 소재 토지·가옥 매매문서 200여 점을 수록한 소장유물자료집 2편을 이어서 발간할 예정이다.

 

소장유물자료집은 서울역사박물관 내 기념품점과 서울특별시청 지하에 있는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으며,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에서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광명시 신안산선 붕괴 사고 현장, 김동연 지사 긴급 방문..."마지막 실종자 구조와 안전 점검에 총력"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미국 출장을 마치고 귀국 즉시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공사장 붕괴 현장을 찾아 마지막 실종자 구조와 주변 시설 안전 점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12일 오후 5시 15분경 관세 협상을 위한 2박 4일 미국 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즉시 붕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구조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2. 미추홀구, 찾아가는 보건 복지서비스 강화 위한 `통합사례관리 교육` 실시 인천 미추홀구(구청장 이영훈)는 14일 숭의보건지소 보건교육실에서 통합사례관리사 역량 강화 교육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보건복지 서비스와 간호직 공무원의 역할`을 주제로 교육을 실시했다.이번 교육은 간호직 공무원을 포함한 구와 동 통합사례관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현재 추진 중인 지역사회 돌봄 정책에 대한 이해를 ..
  3. 3월 ICT 수출 205.8억 달러…반도체·컴퓨터 중심 회복세 산업통상자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5일, 2025년 3월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입 동향을 발표하며 이 기간 수출이 205.8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입은 122.1억 달러로 6.8% 늘었으며, 무역수지는 83.7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2월) 대비 수출 24%, 무역수지 48%의 큰 폭 상승세다.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
  4. 문경복 옹진군수,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 동참 문경복 옹진군수가 18일,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하며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인구감소 지역의 현실을 널리 알리며,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이번 캠페인은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공동 주관해, 전국 지자체·공공기관이 인구문제의 심각성을 사회적으.
  5. 1주택자 재산세 특례 2025년까지 연장…서민 부담 완화 지속 행정안전부는 1주택자 재산세 부담 완화를 위해 적용 중인 공정시장가액비율 특례를 올해도 연장하고, 인구감소지역 내 기업도시의 산업용 토지에 대한 재산세 분리과세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의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4월 15일부터 22일간 입법예고한다고 14일 밝혔다.공정시장가액비율은 주택 공시가격을 바탕으로 재산세 과세표..
  6. 한덕수 권한대행 “미국발 통상전쟁, 마지막 소명으로 대응하겠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미국발 통상전쟁과 관련해 “그간의 통상 경험을 바탕으로 국무위원들과 함께 마지막 소명을 다하겠다”며 본격적인 협상 돌입을 선언했다. 한 대행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와 민간의 대응 역량을 총결집해 국익을 지켜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
  7. 산불 피해 입은 고운사 복원 지원 논의…산림청 등 유관기관 합동 점검 산림청은 최근 경북 지역의 대형 산불로 피해를 입은 고운사를 찾아 국가유산청, 의성군, 산림조합중앙회 및 민간 전문가들과 함께 사찰 복원 지원과 재해 예방 방안을 논의했다고 7일 밝혔다.이번 현장 점검은 고운사 일대의 산불 피해가 문화재와 숲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데 따른 긴급 대응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주요 논의 사항은 △2차 .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