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현금부자와 다주택자 등 부동산 탈세혐의자 127명을 대상으로 자금출처 검증과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국세청
국세청은 최근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의 집값 상승과 투기성 거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부동산 탈세혐의자 127명을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은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현금부자와 부모 등 친인척에게 거액을 빌린 이른바 ‘부모찬스’ 이용자, 시세차익 목적의 다주택자, 가격 급등 지역 주택 취득자,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취득자 등이다. 이들의 주택 취득 규모는 약 3600억 원, 탈루 추정 금액은 약 17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국세청은 보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서울 강남4구와 마포·용산·성동구 등 선호지역뿐 아니라 성북·강서구와 경기 광명·구리시 등 비강남권 상승지역까지 거래 동향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실시간 공유받는 자금조달계획서를 바탕으로 소득과 재산 내역 등을 연계 분석해 탈세 의심 거래를 선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출 없이 현금으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했지만 신고소득이 뚜렷하지 않은 사례와, 금융기관 대출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모나 특수관계 법인으로부터 거액을 차입한 사례를 집중 검증할 계획이다.
국세청은 형식상 차용증을 작성했더라도 실제 상환 능력이 부족하거나 이자 지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우 사실상 증여에 해당하는지 엄격하게 확인할 방침이다. 또 채무로 인정되더라도 사후 관리를 통해 실제 상환 여부와 이자 신고 적정성까지 지속 점검할 예정이다.
다주택자의 경우 취득 당시 자금 원천뿐 아니라 세금 신고와 자산 증가 과정, 가족 간 자금 이동 등 재산 형성 전반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본다. 국세청은 투기성 거래에 활용된 자금 가운데 사업소득 누락이나 법인자금 유출 정황이 확인될 경우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30억 원 이상 초고가 주택 거래에 대해서는 전수 검증도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일대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만큼 고액 자금의 형성 과정과 편법 증여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과정에서 사기나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을 포탈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수사기관 고발도 병행할 방침이다. 부당 과소신고가 확인되면 최대 40%의 가산세도 부과된다.
국세청은 앞으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탈세 위험이 높은 이상 거래를 조기에 포착해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업자 대출을 유용해 고가 아파트를 취득한 사례에 대해서는 상반기 자진 시정 기간을 거쳐 하반기부터 전수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탈세는 반드시 적발돼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인식이 시장에 정착될 때까지 부동산 거래 과정의 불법·탈세 행위에 강력 대응하겠다”며 “변칙 증여와 우회 거래 등 편법적인 세금 회피 시도도 예외 없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