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쓰레기매립지 충격 ① 부천시] 소각장 광역화 설명회 논란···“이제 옮겨라”
  • 안정훈 기자
  • 등록 2020-11-18 19:23:57

기사수정
  • 인천시 ‘쓰레기 독립 선언’ 후···경기도 매립지·소각장 신설 소란
  • 부천시 소각장 확장···인천 계양, 서울 강서구 쓰레기 받을 수도
지난 1992년 개장해 서울과 인천, 경기도 쓰레기를 전담 처리했던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가 오는 2025년 사용 종료된다. 인천시는 지난 12일 영흥면 일대에 인천시만의 자체 매립지를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가 쏘아올린 ‘쓰레기 종료 선언’여파가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수도권 전역이 쓰레기 대란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서남투데이는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소각장 현장에서 빚어지는 갈등을 조사하고 해법을 찾기로 했다.

열병합발전소와  쓰레기 소각장 등이 들어선 부천시 구 오정구는 부천시 내에서 혐오시설이 밀집된 곳이라는 인식이 박힌 곳이다. 그런 와중에 쓰레기 소각장 광역화가 예정되면서 주민들의 반발하고 나섰다. '오정구에 혐오시설을 얼마나 더 늘려야 하냐'는 것이다.


앞서 인천시가 쓰레기매립지 종료를 선언하면서 경기도와 서울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천시로 보내던 쓰레기를 자체적으로 처리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장신도시 건설을 앞둔 부천시도 더욱 많은 쓰레기 처분을 준비하게 됐다. 이번 광역화 사업은 그 일환이다.


부천시 “기피시설 친화시설로 바꿀 것···주민의견 수렴하겠다”


18일 부천시 오정어울마당에서 열린 광역소각장 주민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이 '광역소각장 결사반대' 피켓을 들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부천시는 소각장 광역화(현대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현 소각장이 노후해 소각 능력이 기존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대장신도시와 역곡지구가 들어서면 인구가 대폭 급증하기 때문이다.


광역화를 통해 서울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의 쓰레기를 수용하는 것은 현 소각장을 광역소각장으로 변경할 경우 부천시의 재정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부천시가 단독으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경우 예상 사업비는 5616억원이며 이중 2153억원을 부천시가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광역화하면 1267억원을 절감해 재정안정성에 도움이 된다.


부천시는 18일 오정주민센터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주장을 피력했다. 부천시 권광진 자원순환과장은 “소각장은 혐오시설이라고들 하시는데, 소각장은 필수시설인데도 기피시설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 기피시설을 주민친화시설로 바꿔나가겠다. 주민불편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힐 수 있는 곳으로, 주민의견을 받아서 건립하겠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권 과장은 시민협의체를 구성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시민들과 공무원, 전문가, 시의원 등 20명 내외로 구성될 계획이다. 권 과장은 “협의체를 구성하겠다. (협의체로) 주민 의견을 전달해 주시면 협의체에서 수용하고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주민들 “다른 대책 필요없어···아예 장소를 옮겨라”


18일 부천 오정어울마당 4층 회의실 앞은 '광역소각장 결사반대'로 도배되어 있다. (사진=안정훈 기자)

이날 주민설명회에는 오정구 주민뿐만 아니라 신중동, 상동 거주자들까지 모였다. 주민들은 이에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열병합발전소와 쓰레기 소각장 등 기피시설이 함몰된 지역에 소각장을 확장해 쓰레기 양을 늘린다는 결정이 지역 주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날 한 주민은 “(주민설명회 자체가) 이미 모든 것이 정책적으로 다 한다는 조건을 만들어놓고 그 후 여기서 설명회 하고, 진행한다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주민설명회에 앞서 주민들의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주민은 “시에서는 한다고 하는데, 우리는 무조건 안된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가뜩이나 좁은 땅덩어리에 무슨 강서구, 계양구 쓰레기까지 받나. 우린 아무것도 그 돈(사업비 절감액)도 필요 없다. 그 돈이 우리에게 오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소각장 광역화 반대를 넘어서 아예 소각장을 옮기라는 주장도 나왔다. 강서구, 계양구에서도 소각장이 필요하고, 한 지역에서 3곳의 쓰레기를 모두 수용해야 한다면 남은 2개 지역에 쓰레기를 옮기라는 것이다. 주민들은 “지금까지 20년 했으면 옮겨라”고 고함을 치기도 했다.


한편, 부천시가 오정구 주민들과 갈등을 빚은 건 올해 들어서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부천시는 삼정동 공영주차장 일부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려다 주민의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소각장 증설 저지 대책위원회와 오정미래발전협의회는 지난 13일 “수소충전소 설치가 우리 지역에 심각한 미세먼지를 줄이는 대책인 양 은근슬쩍 (삼정동에) 설치하려 하더니, 며칠 지나지도 않은 지금 또 인천과 서울의 쓰레기까지 가져다 태우겠다고 하며 주민들의 분노를 키운다”며 비판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서초구
국민신문고
HOT ISSUE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양천구, 내달 3일 정시합격 설명회 개최…일대일 상담도 지원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다음달 3일 오후 7시 양천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 등 구민 600여 명을 대상으로 `2025 대입 정시 합격 전략설명회`를 개최하고, 10일에는 개인별 맞춤형 전략을 제공하는 `일대일 집중 상담`을 지원한다고 밝혔다.이번 설명회와 개인별 상담은 14일 치러진 수능 가채점 결과와 대학 모집군별 예상 합..
  2. 10월 전국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 서울·수도권은 상승 지속 10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폭이 전월 대비 둔화된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은 상승세를 이어갔다.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10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매매가격지수는 전국적으로 0.07% 상승했으며, 수도권(0.22%)과 서울(0.33%)이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방(-0.06%)은 하락세를 지속하며 대조적인 양상을 나타냈다.서울에서는 .
  3. 윤 대통령 지지율, 긍정 20%·부정 71%…국민의힘 27% 최저치 윤석열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률이 20%에 머무르며 부정률 71%를 기록, 대부분 계층에서 부정 평가가 높게 나타났다.한국갤럽이 11월 둘째 주(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수행 긍정 평가는 20%, 부정 평가는 71%로 집계됐다.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28%)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 부정 평.
  4.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우수 협력사와 동반성장한다 LG유플러스는 고객 체감품질과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한 협력사를 초청해 `2024 네트워크 우수 협력사 시상식`을 개최했다.LG유플러스는 네트워크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협력사의 성과를 공유하고, 동반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매년 시상식을 개최하고 있다.이번 행사는 14일 오후 서울 마곡 L...
  5. 삼성전자 노사, 2023·2024년 임금협약 잠정 합의…전 직원에 200만 포인트 지급 삼성전자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14일 2023년·2024년 임금협약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삼성전자와 전삼노는 2024년 1월 16일부터 약 10개월간 진행된 교섭 끝에 2023년과 2024년 임금협약에 대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합의안에는 조합원이 조합 총회(교육)에 참여하는 시간을 유급으로 보장하고, 전 직원에게 자사 ...
  6. `대한민국 청년수도 관악` 서울시 자치구 최초 청년친화도시 도전 관악구(구청장 박준희)가 청년친화도시로 선정받기 위한 서울시의 첫 관문을 통과하고 대한민국 최초 청년친화도시 지정에 도전하고 있다.청년친화도시란 `청년이 살기 좋은 환경과 성장 동력을 갖춘 지방자치단체`로, 전국 광역자치단체에서 2개 기초자치단체를 국무조정실에 추천하면 평가를 거쳐 최종 3개의 지자체를 선정하게 된다.앞.
  7. 마포구, 횡단보도 턱은 낮추고 구민 만족도는 높이고 마포구(구청장 박강수)의 횡단보도 134곳이 보행 친화적으로 개선돼 주민의 호평을 받고 있다.2024년 5월 마포구는 휠체어와 유모차 등 보행보조기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도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마포구 전 지역의 횡단보도 410곳을 전수조사하고 턱 낮춤이 시급한 구간 134곳을 선별했다.선별한 구간을 대상으로 6월부터 본격적인 개선 공...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