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고용노동부 산하기관에 택배기사를 포함한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의 열악한 노동 조건을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서 "특고 종사자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이 관행으로 굳어져 있다”며 "특고 노동자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강순희 근로복지공단 이사장은 “노동부와 공단이 택배기사의 산재보험 적용 제외 현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며 "그 결과를 보고 나머지 직종에 대해서도 조사 계획을 세워 조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노 의원의 “특고가 산재보험에 가입하더라도 사고나 질병을 당해 산재 승인을 신청하면 승인 비율이 근로자보다 낮다”는 지적에 강 이사장은 "(산재) 인정 기준을 포함해 특고 노동자에 맞춰 수정·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다.
같은당 장철민 의원은 택배 물류센터에서 상·하차 업무를 하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그는 “설문조사 대상자 100여명의 약 60%가 다친 적이 있다고 답했음에도 산재 승인을 받은 사람은 1명뿐이었다”며 “현재 노동시장에서 가장 취약하고 산업재해 발생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택배업이다. 적극적으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이 제출한 ‘2017~2020년 7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률 현황’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입직 택배 노동자 2만2052명 중 1만3206명(59.9%)이 산재보험 적용을 제외해달라고 신청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이러한 통계도 입직자 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보험료 부담을 기피하는 사업주의 압력이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 20일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CJ대한통운 한 대리점이 제출한 소속 택배 노동자 41명의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 가운데 일부 글씨체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문제 제기한 바 있다.
지난 15일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도 국감에서 “같은 날 제출된 자필 신청서를 보면 필적이 같은 신청서가 있다. 9장의 신청서 중 3명이 각 2장씩 총 6장의 필적이 같아 상식적으로 대리 작성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강 이사장은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가 대리 작성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우선 택배업과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이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신청서를 조사하겠다. 이후에 나머지 직종에 대해서도 조사계획을 수립해 확대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