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서울시 동작구의 상도초등학교 병설유치원이 땅꺼짐 현상으로 기울어졌다. 늦은 밤에 무너진 터라 유치원 아이들이 다치지는 않았으나 자칫했으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그런데 만약 그 땅꺼짐 현상이 초등학교, 혹은 아파트단지에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광명서울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가 20일 오후 개봉역 2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구로구 항동 주민 등 200여명이 모였다.
광명서울고속도로는 광명시 가학동에서 시작해 부천, 서울 구로구를 지나쳐 강서구 방화동까지 이어지는 20.2km의 고속도로다. 그중 구로구 항동지구의 주거밀집지역 지하를 관통해 가는 구간이 문제가 되고 있다.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와 주택 밑에 터널을 뚫는다는 것에 주민들이 안전하긴 할지 불안한 것이다.
구로구 항동지구엔 2019년 현재 5500세대 1만5000여 주민이 입주한 상태다. 주민들은 광명서울고속도로 지하터널에 반대해 지난해부터 청와대 앞, 항동초등학교 앞 등에서 집회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항동 주민들은 매주 토요일 정기적으로 집회를 하고 있으며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도 개봉역에서 진행되었고, 이들은 다음주 토요일에도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최재희 항동현안대책위원장은 “국토부와 두 차례 협의를 했다. 다음 주 수요일 세 번째 협의가 진행중에 있다.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대책위에 일언반구도 없이 기습적으로 착수계를 낼 거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고 말하며 ”협의체를 국토부는 계속 진행하겠다는데 정말 주민들의 마음을 너무 모른다. 협의체에 의미가 있나“라며 분개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60대 여성은 ”너무 억울하다. 젊은 시절 힘들게 열심히 벌어 겨우 집 한 채 샀다. 노후는 편하게 살기 위해 항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편한 게 아니고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이렇게 억울할 수가 없다. 함께 끝까지 싸워주시길 바란다“며 국토부의 행정을 성토했다.
이날 주민들은 ”초등학교 밑으로 발파공사 웬 말이냐“, ”광명 서울고속도로 결사반대한다“고 외치며 1시간가량 집회를 했다. 이들은 다음 주에도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