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투데이=안정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타격이 계속되는 중에 시흥시에서 ‘착한 임대인 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점포의 임대료를 낮춰줌으로써 소상공인의 부담을 줄여주는 운동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해 경제가 침체되면서 소상공인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시흥시는 관내에서도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낮추는 ‘착한 임대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고 24일 전했다.
지난달에는 정왕1동에는 건물을 소유한 임대인 조씨가 입점 상점들에 3~4월 2개월분의 임대료를 감면해줬다. 조씨는 3개 점포의 임대료를 모두 56%~75%까지 인하했다.
그는 “어려움은 나누면 절반이라는 말이 있지 않나,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임차인들을 위해 임대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며 “추후 코로나19 진행상황을 봐가며 임차인들과 임대료 추가 감면 여부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야동 서광교회도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했다. 서광교회는 교회 소유 건물에 입점해 있는 3개 점포의 임대료를 3월부터 5월까지 인하했다. 해당 건물에 입점한 슈퍼와 카페 등 총 3개 점포가 임대료 감면을 받는다.
서광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손님이 줄어 다들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임대료를 인하를 결정했다. 작은 도움의 손길이라도 어려울 때 큰 힘이 되는 법”이라고 덧붙였다.
임차인이 감면받은 임대료를 전액 기부하는 사례도 나왔다. 배곧동 피규어전문샵 ‘보물섬’을 운영하는 시흥시민 한정엽(27세)씨는 타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점포에서 감면받은 임대료 100만원을 “코로나19 극복에 사용해 달라”며 시흥시1%복지재단에 기부했다.
한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쭉 시흥시에 거주하며, 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전하며 “내가 받은 온정의 손길을 더 힘든 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씨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국민이 마음으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어려운 일이 있으면 머뭇거리지 않고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한 곳은 지난 3월 초 임대료 감면을 시작한 정왕시장이다. 정왕시장 임대인들은 40여명의 상인들에게 임대료 인하를 결정했다. 특히 정왕시장은 2~3개월간 20~30%가량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것으로, 기간이나 인하율은 임대인들과 임차인이 함께 협의해 조정하기도 했다.
정왕시장 임대인들은 “처음에는 한 달간 50%의 임대료 인하를 계획했으나, 임차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기간은 늘리고, 인하율을 소폭 낮추는 방향으로 조정했다”며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들에게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흥시는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방침이다. 시는 우선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관내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70여개 소에 대해 임대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창업보육센터는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경기과학기술대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시는 해당 센터 입주기업의 임대료 일부를 4월부터 12월까지 총 9개월간 지원할 예정이다.
더불어 착한 임대인 운동 확산을 위해 관련 사례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독려하고, 착한 임대인 운동 동참 임대인에게는 인센티브 제공 등을 통해 상생문화를 확산할 계획이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자발적으로 참여해 주신 임대인분들 또 감면받은 임대료를 더 힘든 이웃을 위해 선뜻 내어주신 이런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야말로, 시흥시가 나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이라며 “시흥시도 착한 임대인 운동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