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레지던트, 의대생 등 전공의 5000여명이 의대 정원 확충, 첩약 급여화 등의 철회를 요구하며 여의도공원에 모였다.
7일 오전부터 집단 휴진 등 단체 행동에 돌입한 전공의들이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 앞에서 열린 ‘젊은 의사 단체 행동’에 참석하기 위해 집결했다.
단체 행동은 경찰이 통제한 여의도공원 옆 여의대로 3개 차선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몰렸다. 이에 1차선 더 늘린 4개 차선을 이용했다. 이날 여의도에는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였다.
전공의들은 여의대로 차선에서 앞뒤 약 1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정렬했다. 남은 인원은 여의도공원에서 참여했다. 장소 한쪽에는 헌혈 차량을 위치시켜 릴레이 헌혈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인턴, 레지던트 의사들은 근무하는 병원 단위로, 의대생들은 대학 단위로 모여 각각 자리에 위치했다. 전공의들은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공간에서 QR코드 명단 확인, 체온 측정, 문진표 작성 등의 절차를 거쳐 페이스쉴드와 피켓을 배부받은 뒤 입장했다.
이날 행사에서 국민의례는 진행됐지만, 애국가는 방역 수칙에 따라 제창하지 않고 음악으로 대체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고통받는 전공의 수만 늘리는 결정될 것"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젊은 의사 단체 행동’을 통해 정부에 의대 정원 확충과 첩약 급여화 철회를 요구했다.
대전협은 “필요한 전문과목별 전문의 수 추계도 되어있지 않아 얼마나 부족하고 얼마나 넘치는지도 알 수 없다”며, “심지어 늘어난 의사를 어느 지역에 어느 기준으로 분배할 것인지도 결정되어 있지 않다”고 말했다.
첩약 급여화에 대해선 “값비싼 항암제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있는데,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는 첩약에 대한 급여화는 저희를 절망스럽게 한다”면서 “아무런 기준도, 계획도, 소통도 없이 진행되는 게 모든 것이 힘의 논리로 결정되었기 때문은 아닌지 불안하다”고 전했다.
그들은 전문 교과 수련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대전협은 “전공의를 보호하고 환자 안전을 위해 제정된 ‘전공의법’의 수많은 편법과 법 위반으로 인해, 전공의들은 여전히 일주일에 100시간 이상 일하며, 폭력과 갑질을 당해도 밝히지 못하고, 심지어 최저임금도 보장받지 못한다”며, "이러한 현실을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의대 정원이 증가되고 공공의대를 도입한다고 해도 의료 환경이 개선되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공의 수련과 의료전달 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의료정책 계획은 고통받는 전공의 수만 늘리는 결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필수 진료까지 중단에 유감"··· 의협, 14일 집단 휴진 예고
대전협은 이날 구체적으로 ▲의대 정원 확충과 공공 의대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둔 소통, ▲전공의가 포함된 의료정책 수립 및 시행 관련 전공의-정부 상설소통기구 설립, ▲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 지도전문의 내실화 및 기피 과에 대한 국가 지원 등 수련 국가책임제, ▲최소한의 인간적인 환경에서 수련받을 수 있게 하는 전공의 관련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이번 집단 휴진에 동참하는 전공의는 전체 1만 6000여명의 69%인 1만 1168명이다. 정부는 예고대로 집단 행동이 진행된 데 유감을 표명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국민의 생명·안전에 직결되는 필수 진료까지 포함해 중단한 점에 대해 정부는 매우 유감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도 오는 14일 집단 휴진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경기도는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비상진료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