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M&A 결렬 이후 재매각을 위해 700여명을 구조조정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조종사노조가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부가 나서서 현 경영상황을 책임지라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3일 정의당, 시민사회 등과 함께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스타항공 고용 유지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 M&A를 체결할 예정이었으나 임금 미납 등의 경영사정으로 인해 결렬됐다.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추진하며 사모펀드 등과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상반기 항공기 9대를 반납한 데 이어 8대를 추가로 반납했다.
이스타항공은 6대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약 7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상반기에 계약해지 및 권고사직으로 임직원을 1600명에서 1136명으로 감축한 데 이어 700명을 추가 감축하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8월 31일까지 91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고, 오는 7일에는 600명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을 예정이다.
이에 노조는 “노조가 순환휴직 고통분담을 통한 고용유지방안을 제시했지만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인력감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특히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 “자칭타칭 오너였던 이 의원은 파산 위기에 직면하자 경영에서 손을 뗐다며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발표된 신규등록 국회의원 175명의 재산공개 내역에 따르면 이 의원의 재산은 212억6700만원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 1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기에는 중학생 시절 미국으로 골프유학을 간 21세 아들의 재산 112억도 포함돼 있다”며 “그 외에도 이 의원의 친인척들이 대표로 있고, 이스타항공과의 금전거래 외에는 영업활동이 전무한 많은 페이퍼컴퍼니들의 재산도 있다. 이 의원의 형으로서 자신이 대표인지도 모르는 이경일의 비디인터내셔널도 이스타항공 지분의 7.49%를 보유중”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을 통해 막대한 재산을 축적했으면서도, 이스타항공의 회생과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서는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며 “궁핍과 가난을 이겨내고 ‘동방의 별’ 이스타항공을 5천억 매출 기업으로 성장시킨 오너로서의 성공을 자회자찬하며 국회의원이 되었지만, 그 성공의 진짜 주역인 이스타항공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게 한 경영부실에 대해서는 어떠한 책임도지지 않고 있을 뿐더러, 오히려 코로나19사태를 빌미로 매각과 인력감축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을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정부여당과 정부당국도 더 이상 오너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내팽개치는 일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코로나19위기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함께 힘을 모으자며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해 기업주들을 지원하면서도 정작 막무가내 대량해고에 대해서는 묵인한다면, 이러한 일은 선례가 되어 확산될 것”이라며 “특히, 자당 소속의 국회의원의 책임회피에 대해서는 너무도 관대하면서도 기업주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결정에 반발해 이날부터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할 계획이다.